고추의 열매는 장과로서 긴 형태이며 짙은 녹색이나 익어 가면서 점점 빨간색이 된다. 껍질과 씨는 캡사이신을 함유하고 있어 매운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잎은 주로 무쳐서 나물을 만들고 열매는 식용한다. 특히 익은 열매는 빻아서 향신료로 쓰이며 이렇게 빻은 것은 일면 고춧가루라고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마늘과 더불어 가장 많이 쓰이는 향신료이다. 고춧가루가 들어간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김치이다. 고추는 열매 자체를 생으로 즐겨 먹기도 한다. 고추는 가지에서 파생된 식물로 온대 지방에서는 한해살이풀이고 원산지와 같은 열대 지방에서는 관목으로 자란다. 가지가 많이 생기며 잎은 길고 둥글며 끝 뾰족하고, 여름에 하얀색 꽃이 핀다.
고추의 영양 성분을 살펴보면 비타민 A와 비타민 C가 굉장히 많이 함유되어 있다. 특히 사과의 10배가 넘는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어, 2~3개만 먹어도 하루 권장 비타민을 충족시킨다. 그 외에도 항암 효과, 피로 해소, 고혈압 예방, 노화 억제 등 영양학적으로 뛰어난 채소이다.
고추라는 이름은 원래 괴롭다는 의미의 한자에서 왔고, 영어는 후추랑 비슷한 것을 구분하기 위해서 사용하다가 지금의 고추가 되었다. 고추가 매운맛을 내는 이유로 가장 유력한 건 조류만 열매를 먹도록 진화했다는 설이다. 포유류는 고추의 매운맛을 느끼지만, 파충류나 조류는 잘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씨까지 씹어 부술 위험이 있는 포유류 초식 동물은 고추를 멀리하고 매운맛을 잘 못 느끼며 과육만 씹어 먹고 씨는 온전하게 배설물로 배출하는 조류를 가까이하여 효율적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덤으로 고추의 매운맛은 벌레들에게서 방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그런 벌레들이 많은 더운 지역의 고추일수록 더 맵게 진화하였다. 하지만 포유류 중의 하나인 인간은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 고추를 굉장히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고추의 씨앗을 공격하는 균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 고추가 맵다는 설도 있다. 실제로 캡사이신에는 항균 작용이 있어 음식을 보존할 때 고추를 쓴다. 매운맛의 진화에 항균 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고추를 습한 곳에서 키우면 매워지고 건조한 곳에서 키우면 덜 매워진다는 것을 근거로 삼는다. 습한 곳에서는 균의 공격이 잦다 보니 캡사이신을 많이 만들고, 캡사이신이 수분 흡수를 방해하며 균의 힘이 약해지는 건조한 곳에서는 덜 맵다는 것이다.
고추의 맛은 칼칼하면서도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채소 특유의 비린 향도 있는 편이긴 하나 맵기 때문에 그리 심하게 느껴지는 편은 아니다. 일반적인 고추는 그리 매운 편은 아니며 고추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 반면에 청양고추는 매운 편이기 때문에 매운맛을 내기 위해서는 일반 고추보다는 청양고추를 넣는 편이 좋다.
고추의 가장 흔한 형태는 가늘고 긴 형태이며 이 외에도 피망이나 방울토마토처럼 생긴 것 등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또한 맛도 엄청 매운 것이 있고 은은하게 단맛이 나는 것도 있는 등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우리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오이고추는 겉보기에는 전형적인 고추처럼 생겼지만, 매운맛이 거의 없어 식감이 피망에 가까우며 대용으로도 자주 먹는다. 이는 피망과 고추가 합쳐진 재배종이다. 불교에서는 성질이 맵고 향이 강하여 마음을 흩뜨린다고 하여 매운 5가지 음식을 못 먹게 하는데 이 중 고추는 빠져있다. 이 5가지 음식은 부추, 마늘, 파 달래, 흥거이다.
고추는 수경 재배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땅에 심는다. 고추는 초여름부터 시작해서 가을이 될 무렵까지 수확하는데 이 동안 대략 열 번 정도의 농약을 친다. 고추는 농부들 사이에서도 재배가 어려운 작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일단 손이 많이 간다. 키가 작아서 재배할 때 허리 아픈 거야 수많은 작물의 공통점이니 그렇다 치지만 고추는 오이와 더불어 유난히 손이 많이 가는 작물로 꼽힌다. 바람에 약해서 비닐 끈으로 묶어서 지탱해야 하고, 농약 방제만으로는 제초에 한계가 있어 일일이 손으로 뽑아서 없애야 한다. 수확하는 것도 모기에게 물려가며 전부 사람 손으로 따야 하며 동시에 익지 않아 한 번에 수확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1차로 완전히 익은 것만 골라야 하는데 그 일주일 뒤에 수확해야 하고 그런 식으로 몇 번을 해야 수확이 가능하다. 가을에 출하되는 빨간 고추는 재배도 까다로운데 고추 수요가 많은 말린 고추로 가공하려면 세척에 건조까지 공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 흔히 모 브랜드의 고추장으로 유명한 태양초는 햇빛에 내놓아서 말리는 것인데 고추 건조기에 넣어서 3일 이내로 빠르게 말려 색이 시커멓게 되는 열풍 건조와 달리 고추색이 유지되어서 비싸다. 또한 수확기인 여름에는 소나기와 태풍이 오는 계절이기 때문에 밖에 널어두어도 늘 걷을 준비를 해야 한다. 또한 이 계절은 습하기 때문에 건조되는 데까지 오래 걸린다.
다음으로는 병충해에 약하다. 심은 후에 최소한의 햇빛과 물관리만 해도 심은 몇 달 뒤에 먹을 수 있는 상추, 그냥 두어도 잡초 위로 넝쿨을 뻗어가며 잘 자라는 호박류와 다르게 병충해에 상당히 약해서 주기적으로 약을 하지 않으면 농사를 망치기 십상이다. 특히 매년 끊임없이 발생하는 탄저병의 경우 거의 매주 약을 치지 않으면 곧장 병에 걸려 고추들이 여기저기서 짓물러 썩어가는 것이 보인다. 또한 기온에도 민감해서 너무 더우면 고추가 익고, 갑자기 추워져도 냉해로 썩기 쉽다.
마지막으로 재배 기간이 길다. 보통 1월 말에 씨를 뿌려 90일 동안 모종을 키운 뒤 4월쯤에 밭에 심는다. 그러고 나서 여름~가을에 수확한다. 즉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 신경 쓰며 관리해 줘야 한다. 과실류를 제외하고 이 정도로 재배 기간이 긴 작물은 많이 없다. 만약 열대 지방이라면 해를 넘겨서 더 키울 수 있지만, 겨울이 있는 한국에서는 월동하는 것이 불가능해 수율도 나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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